생각할 시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웨딩 플래너가 행렬 음악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녀는 이제 하루를 향해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홀로 결혼식장을 걸어가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는 물론 친구도 아무도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하나의 발은 마치 주변 세상에 무감각해진 것처럼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벤치에 앉아있는 충격에 휩싸인 얼굴들을 외면했습니다.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마치 주변을 의식하지 못한 채 멀리서 통로를 걸어가는 자신을 지켜보는 것처럼 자신의 몸과 분리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다른 사람이 그 통로를 걸어가는 것 같았지만 정말 그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