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조종석에서 아내를 계속 지켜보았지만 아내는 그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아내가 이 비행기를 타고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하려고 애쓰며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습니다. 한때는 사랑과 이해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던 따뜻한 갈색 눈동자는 이제 무릎 위에 놓인 책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자주 잡았던 섬세하고 배려심 많은 손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책장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흔들리는 결심으로 그는 갑자기 조종석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부조종사에게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그는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객실로 향하는 동안 말이 끊겼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이미지는 더욱 선명해졌지만, 상황의 불가능성 때문에 그의 믿음은 흐려졌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그녀 옆에 서 있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