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은 새 애완 너구리인 밴디트에 대해 항상 약간 회의적이었습니다. 몇 주 전에 구조 센터에서 입양한 밴디트는 귀엽고 장난기 많은 녀석이었지만, 사라를 따라다니기 시작한 밴디트의 행동에는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닌 것 같았지만 곧 밴딧이 사라에게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언제나 동물을 좋아했던 사라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밴디트가 유난히 집착하는 성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관심이 달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톰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밴디트는 하루 종일 사라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의 발밑에 앉아서 쳐다보기도 하고, 심지어 방마다 따라다니기도 했습니다. 톰이 가까이 가려고 할 때마다 너구리는 부드럽게 으르렁거리며 톰의 길을 막았습니다.
톰은 밴딧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불안감은 커져만 갔습니다. 관찰할수록 밴디트가 사라를 경계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톰이 세라를 만지려고 할 때마다 밴디트는 톰의 발뒤꿈치를 꼬집거나 경고의 눈빛을 보내며 개입했습니다. 특히 사라는 너구리의 행동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아서 불안했습니다.